[컨퍼런스] TEOConf 테오콘 제2회 참석 후기 🐸

 

자세한 행사 안내는 점핏 페이지에서

👉 https://www.jumpit.co.kr/contents/428

점핏

 

 

 

나의 첫 개발 컨퍼런스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올 때까지만 해도 여운이 잔잔하게 남아있었는데,

막상 집에 와서 컴퓨터 앞에 앉으니 졸음이 몰려온다.

요 근래 신기한 경험을 많이 했다.

마치 누군가 개발자가 되는 길에 덩그러니 서있는 나를 위해 막힌 문을 하나씩 열어주는 것 같다.

 

지난주의 테오 스프린트가 그러했고,

이후에 나눴던 사람들과의 이야기도 그러했고, 어제 새벽에 마샷님, 윤님과의 이야기도 삶의 의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제일 좋았던 이야기는 최고 버전의 내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면 어떠냐는 마샷님의 이야기였다.)

 

오늘은 정말 순도 100% 운으로 당첨된 테오콘에 가게 된 이야기를 하려 한다.

테오콘을 알게 된 건 테오 스프린트를 하면서였다. 인생 전반에서 무언가 당첨된 적이 거의 없었던 나는,

‘테오콘 신청하려고 이제 점핏 가입했는데, 당첨이 될 리가 있겠어’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당첨 문자가 왔다.

떨어졌다는 다른 사람들의 말들을 보며 얼떨떨할 뿐이었다.

 

끼얏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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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 장소로 가는 길

 

혼자 가면 좀 뻘쭘하려나 싶었는데 다행히 담님도 양도 받아 같이 가게 됐다.

위치는 구디역 사람인 건물이었다.

내가 담님보다 10분은 일찍 역에 도착해서 느긋하게 커피를 사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아 두잔을 산 뒤 당연한 듯이 옆 건물로 들어가는 바람엨ㅋㅋㅋㅋㅋ

 

(경비아저씨한테 왜 14층에 사람인은 왜 안써있나요 물어봄) 담님이랑 건물 1층에서 만났다.ㅋㅋㅋㅋ

역시 일찍 도착하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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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또’입니다

 

처음에 도착하니 스텝분들이 닉네임을 확인해주고 명함을 나눠주셨다.

어.. 저는 또자인데요… 인쇄가 잘못됐다. 

그냥 오늘 또로 살기로 했다ㅋㅋㅋ 스텝분이 미안해하셨지만,, 오히려 재밌는 해프닝이 생겨 좋았다. 

 

처음 받을 땐 이렇게 많은 명함을 어따쓰지? 나중에 노마드 칭구들 만나면 하나씩 줘야지 생각했다.

(했지만 나중에 뒷풀이 자리에서 교환하느라 단 한 장 밖에 남지 않았다 데헷)

 

안내 받은 조 (5조) 테이블에 앉았다. 각 자리에는 점핏 쇼핑백과 안경닦이가 있었다. 아 볼펜도 있었다. 오호 이런 것도 받다니~!

생각보다 사람들이 늦게 와서 15분 정도를 더 대기했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 도착해서 아이스 브레이킹이 시작됐다. 각자 닉네임의 이름과 컨퍼런스에 기대하는 점을 이야기하라고 했는데, 우리 조는 각자 닉네임 얘기만 하다가 시간을 다 보냈다. 이때 명함을 교환했다.

 

 

 

 

 

달리의 ‘망해가던 팀을 구하기 위한 0년차 신입의 오픈소스 프로젝트 성장기’

첫번째 세션은

달리의 ‘망해가던 팀을 구하기 위한 0년차 신입의 오픈소스 프로젝트 성장기’ 였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달리가 참여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 팀원 누구도 의견 제시도 안하고, 참여도 잘 안하고 말도 잘 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 한 번 떨어졌던 달리는 이렇게 끝내기에는 아쉽다고 생각했다.

행사 목차

 

0년차, 비전공자, 팀리더도 아닌 그녀가 할 수 있었던 일이 뭐가 있었을까?

 

나도 달리의 입장이었다면 똑같이 생각했을 것 같다.

내가 뭐가 잘났다고 나설까.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이끌어야 하지 않을까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달리는 주변과 회사에서 보고 배운 것들을 토대로 팀원들의 문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처음엔 아주 작은 의견을 받는 일이었다.

s를 붙일지 말지, 대문자를 쓸지 소문자를 쓸 지 등.

예상과 다르게 사람들은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댓글을 달았고 그렇게 하나 둘 사람들이 말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우리 조의 phil 은 7년차 개발자였는데, 사실 이게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라고 알려줬다. 땡큐!필)

 

그 다음에 그녀가 한 일은 온/오프라인 모임을 만드는 것이었다.

참여율이 저조해도 개의치 않고 꾸준히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고, 계속해서 사람들이 용기를 내 참여할 수 있도록 북돋았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자, 달리는 풀리퀘에도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물어보고, 만약 없다면 ‘수고하셨습니다. LGTM!’ 라도 썼다.

달리와 함께 이모지 요정도 생겼다. 추후에 팀원 당 평균 80개였던 코드리뷰수가, 달리는 208 개나 되기도 했다.

 

사실 나는 코드리뷰가 궁금한 점, 혹은 고치길 권유하는 점 등만 쓰는 줄 알았다. 그렇기에 리액트 스터디원들의 코드를 보고도 그냥 잘하신 거 같다..! 하고 깃헙을 나오곤 했다.

달리를 통해서 ‘수고하셨습니다. LGTM!’ 이렇게도 쓰면 되는구나를 배웠다.

아 왜 저 생각을 못했을까! 정말 기분 좋은 리뷰인데!

무튼 달리의 노력 덕분에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시작했고, 나중엔 컨퍼런스에 같이 참여하는 등 돈독한 사이가 됐다고 한다.

 

내 주변에도 있었던 달리

여기까지 읽는 동안 생각나는 사람이 있는가?

나는 있었다. 바로 영떠님이다.

익히 들어왔던 리액트 2기때의 영떠님의 활동, 그리고 3기를 함께 하면서 내 눈으로 직접 본 활동들.조금만 생각해봐도, 아니 나는 저렇게 했을까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스터디원들 한명한명 말을 걸며 참여를 유도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다.

사람들을 애정을 가지고 대하는 모습도 특히 나에겐 부족한 부분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무튼 달리의 이야기를 통해 내 주변에도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고 감사했다.

 

내 생각과는 조금 다른 방식을 취하고 계셨다

 

 

 

초고를 쓰면서 사실 담님을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생각 나긴 했었는데, 그럼 노마드코더 스터디원 소개 글이 될 것 같아서 가장 먼저 떠오른 영떠님 이야기만 적었다....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자

달리의 이야기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 중 또 하나는

오픈 소스에 기여하는 법, 그리고 스택오버플로우 상위 8% 가 됐다는건가 조회수였나 가물가물하지만 뭔가를 8% 대로 달성한 내용이었다.

이렇게 결과를 보면 대단한 스펙처럼 보인다. (대단한 스펙도 맞다.)

 

하지만 달리가 대단한 스펙을 만들어야지! 하고 한 활동들은 아니었다.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한 것 뿐이었다.

리액트 공식 문서 번역을 하고 싶다는 댓글을 달고 계속 기다린 게 아니라,

번역이 안되어 있는 사소한 부분들을 찾아서 번역했고,

스택오버플로어에서도 굉장히 쉬운 HTML, CSS 관련 질문에 답변을 단 것 뿐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오는 떙뀨! 피드백에 행복해 한 것 뿐.

 

종종 얼마나 대단해야 좋은 회사에 취업하고, 좋은 개발자가 되는 걸까. 너무 막막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렇기에 적당히 욕심 부리지 말고 취업만 하자고 나의 한계를 정했던 날들도 많다. (사실 굉장히 최근까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달리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얼마나 지엽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나 반성도 하게 되고,

충분히 할 수 있었던 활동들을 무서워만 하지 않았나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그 외의 이야기들

보성님의 이야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문장이 있는데, ‘다른 곳은 가면 다를까?’이었다.

보성님이 간 회사에 개발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었고 심지어 메신저 3가지로 각 부서별로 소통을 하던 회사였다. 그래서 사실 도망칠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가장 윗줄의 질문이 떠오른 건데, 참 적절한 질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기존에 맞지 않는 일에서 도망치듯 다른 분야를 찾았던 경험이 있는데, 그런 경험을 몇 번 겪고 나니 저 질문을 떠올릴 수 있었다. 다른 곳도 사실 다 비슷하다.

 

테크 세션은 어려웠다.

오웬님의 이야기도 react-hook-form 을 쓰셨구나. 백엔드 개발자랑 처음 API 를 설계할 때 잘 해야하는구나가 다였다.

패턴 매칭은 사실 좀 내용이 많이 어려웠다. 나는 TS 도 잘 못쓰는걸 헤헤. 하지만 아주 복잡한 객체를 만난다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기억했다. 나중에 빡준님도 실제로 사용한다고 하시니 고수들은 이미 사용하는 방법이구나 싶었다.

그리고 준님의 피그마 플러그인을 만들기까지의 과정과, 직접 시연까지 해주는 발표가 있었는데 이건 꽤나 흥미롭고 신기했다. 뭔가 많이 불편한게 아니더라도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저런 일도 할 수 있구나..! 그 분의 팀 이름도 신기해서 적어뒀다. UX 시스템실의 디자인시스템 팀 엔지니어. 왕 신기했다. 뭔가 잘 몰라서 그냥 대단해 보인다! 배우면 만들 수 있구나 정도만 생각했다.

그리고 조별로 중간중간 발표 내용과 관련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들이 있었는데, 우리 팀에는 신입, 취준생 이 두명씩 있었고 7년차 개발자와 3년차 개발자 두 분도 계셨다. 7년차 개발자였던 필이 MC 를 자처했고, 덕분에 우리는 원활한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할 때, 나는 경험이 없어 떠올릴 수 있는 생각이 적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점을 필은 충분히 이해하며 공감해주셨고, 특히 표정이 너무 따뜻해서 기억에 남는다.ㅋㅋㅋㅋ 테크 세션 이야기가 끝난 후에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필이 아 그냥 나중에 필요해지면 그런게 있었지 정도만 기억해도 된다고 해주셔서 부담감이 사라졌다. 뭔가 듣는 표정만 봐도 위로가 되는 그런 신기한 분이셨다.

무튼 필 덕분에 우리 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할 수 있었고, 필이 발표마다 (특히 테크 주제) 수준 높은 질문 (이런 경우에는 이런 방법도 있는데, 이 방법은 사용 안하신 이유가 있나요?) 을 해준 덕분에 더욱 재밌었던 것 같다.

 

 

 

뒷풀이

 

뒷풀이는 선택해서 참여했는데, 참여비 2만원씩을 냈다. 우리 테이블에서는 술을 마시는 사람이 두명 밖에 없어서 맛있는 걸 왕창 시킬 수 있었다. 이야기를 하며 세상엔 참 다양한 개발자가 있구나! 새삼 느껴졌고, 내가 알던 세상이 조금은 더 넓어지는 기분이였다. 스프린트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던 모승도 만났다!! 목소리가 모승인데..? 했는데 맞아서 신기했다.

테오한테 말을 걸까 말까 하다가 최근에 한 스프린트에서 배운 게 많았던지라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인사만 하고 집에 올 때도 인사만 하구 왔다.🙂

확보한 사회성이 소진되어 9시쯤인가 인사를 하고 나왔다.

만선 포차

 

 

아 그리고 뒷풀이에서 주변에 앉으신 분들, 스텝분들과 명함을 교환하느라 결국엔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한 장은 기념품!

수기로 '자'를 써 더 특별해진 명함. 한 장 건사!

 

 

 

 

집에 돌아오는 길

다른 분들의 이야기들, 그리고 테크톡도 너무 훌륭했지만,

오늘의 나에게 와닿은 이야기는 달리의 이야기였고 그 이야기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울림, 동기부여가 됐다.

집에 돌아오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이래서 다들 컨퍼런스에 가는구나 싶기도 했고.

언능 집에 와서 과제 하고 공식문서도 보고 휘리릭 개발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가득찼다.

그리고 담님이랑 같이 가게 된 것도 재밌었다! (담에 또 같이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피커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발표도 듣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또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테오한테도 인사하고.

그러면서 시야가 넓어진 걸 느꼈다.

그리고 이전과는 다르게 좋은 성장을 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진심으로 들었다.

단체 사진

 

사람들이랑 같이 있으면 늘 불편했는데, 이상하게 개발자들 사이에 있으면 기분이 좋다.

이 날 처음 뵌 분들도 담에 만나면 꼭 반갑게 인사하고 싶다. 

세상엔 참 멋진 개발자들이 많구나. 참 열심히 자신을 일구며 사는 사람들이 많구나.

음 그리고 내 주변에도 멋진 분들이 참 많은데 내가 보려고 안한걸까 생각도 들었고.

두서없이 쓰고 있는지라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선은 자야겠다.

자고 내일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작고, 다정한 일들을 찾아봐야겠다.

 

 

 

필기한 내용들 캡쳐